2009년 11월 20일
걍 독백이라, 고수하던 존대말 체 대신 반말로 갑니다. ^^
- 최근 들어 점점 낮과 밤이 바뀌고 있다. 놀고 싶어 일부러 안 잔적이야 많지만(..) 정말로 잠이 안 와서 못 잔 경우는 흔치 않은데, 컨디션 관리에 적신호가 켜진 듯. 머리가 띵하고 숨이 가빠서 뭔가 일을 하기엔 벅찬 느낌이고, 그렇다고 독서/게임/TV 등으로 맘 편히 휴식을 취하기엔 다음날 업무에 지장이 크다.
- 자리에 누워서 잠이 오면 좋은데, 머리 속으로 정말 별별 생각들이 계속 지나가면서 한 시간 넘게 잠을 못 이룬다. 프로젝트에 대한 걱정, 스스로에 대한 생각, 앞으로의 일들, 아쉬운 일들, 좋았던 일들(사실 이쪽의 비중은 별로 없지만)... 병특 시작하기 전까진 병특만 해결되면 속 편하게 살리라고 생각했었는데, 지금은 '병특'이 '프로젝트'로 바뀌었을 뿐 그저 똑같은 상태. 자기 계발과 건강 관리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거지, 큰 목표가 있다고 해서 그걸 핑계로 미뤄둘 일은 아닌 듯.
- 몸 담고 있는 회사나, 나 스스로나 확실히 벅찬 일을 맡았다. 인생에서 두 번 다시 오기 힘들 정도로 큰 기회이기도 하고, 그만큼 오랜 시간 준비한 것도 사실이지만, 일단 '개발' 실무만큼은 처음 시작한 꼬꼬마가 PM이라는 것 부터가 무리수.. (뭐 당연히 그 때문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고, 일반적인 PM의 권한 전부를 가진 건 아니긴 하지만, 여기에 대한 자각을 최소 1년 전부턴 했어야 하는데 -_-;)
- 이래저래 불만의 소리들도 많지만, 회사 규모나 지난 개발 기간을 생각하면 지금의 성취만도 분명히 놀라운 것은 사실. 현재 정도면 일반적인 개발 프로젝트가 겪는 시행착오의 50% 이하라고 생각.. 문제라면 시장의 평가는 그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건데.. 이건 솔직히 이제 와선 모르겠다. 블리자드 님들처럼 무한 파이프라인을 돌릴 수 있는 환경이 안 되니, 일단 두들겨 맞더라도 한 번은 나가볼 수 밖에.
- 근데, 정말로, 분명히 개발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, 다음 프로젝트에 들어갈 땐 더 잘 할 수 있을 거 같긴 한데, 다시 게임 만들라고 하면 토나와서 못 만들 거 같다 (....) 아무리 적어도 2년, 대작이면 3~4년 이상은 제대로 된 중간 성과를 확인하기도 힘들고 성과가 있다고 해서 수익으로 연결할 수도 없는 이놈의 게임 개발 프로젝트는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나 경영자 입장에서나 정말 제 정신 갖고 뛰어들 일은 아닌 거 같음. -_-; 정말 미친 듯한 헝그리 상태, 아니면 한 번 단물 빨아먹고 눈이 돌아간 상태, 둘 중 하나가 아니면 쉽지 않아 보이는 걸?
- 인원 얼마 안 되고 개발 목표 타입이 확실한 우리 회사에서도 허덕이는데, 대체 개발 규모가 큰 데다 새로운 타입에 도전하는 팀이라면, 대체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'같은 꿈을 꾸게' 한 단 말이더냐.. 게임 프로듀서는 죄다 덕만 쯤되는 그릇과 능력을 가져야 한 단 말인가 -_-;;;
# by 엘사이스 | 2009/11/20 03:24 | 트랙백 | 덧글(3)